염탐 풍선(현재 미국 정부가 극도로 꺼리는 표현이지만)을 터뜨리고 바로 이어 3개의 미확인 비행 물체 (Unidentified flying objects - UFO) 격추한 미국 정부가 스스로 곤경에 빠졌다. 군 당국은 새로운 레이더 필터링 규칙 적용에 애를 먹고 있으며, UFO 잔해에서는 어떠한 중국 정부의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고, 중국은 미국에게 삿대질을 하며: '니들 맨날 하는 짓임. 근데 우린 안 함' 이라며 도리어 미국을 나무랐다.
중국의 책망
중국 외교부 대변인 왕윈빈은 '미국은 중국에서 가장 큰 스파이 네트워크를 보유한 나라'라며, '세계 시민의 사생활을 침해했다'고 도리어 미국을 고발했다. 또한 2022년에만 무려 10번의 미국제 '풍선'이 중국 국경을 침범했다고 주장하였는데, 미국 정부는 위 주장을 완강하게 부인하였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 왕윈빈
'모든 주장은 사실이 아닙니다. 우리는 단 한 번도 염탐 풍선을 보내지 않았습니다'라고 국가안보위원회의 대변인은 반박했다. '중국은 어떠한 증거도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요동치는 경제와 정세를 안정시키는 것은 중국과 미국의 공통된 목표이다. 따라서 작년 11월 발리에서 만난 두 정상은 공존의 청사진을 그리는 것으로 보였는데... 잠잠히 부풀어 오르던 양국 간의 정보 갈등이 이번을 계기로 풍선처럼 터진 셈이다.
미국-중국 첩보전의 역사
사실 미국이 중국의 고발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2001년 4월의 사건을 떠올려보자.
중국 (엄밀히 따지면 중국 소유 영공은 아니었지만) 하이난다오에서 중국을 감시하던 미국의 정찰기 EP-3와 해당 정찰기에 위협을 가한 중국의 전투기가 충돌했던 사건이다. 본 사건으로 중국은 전투기 1대와 파일럿 1명을 잃었지만, 미군 정찰기 EP-3의 모든 인력은 중국 공항에 불시착하여 본국으로 안전하게 송환되었다.
미국의 정찰기 EP-3
중국은 감시당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를 원하지 않았고, 미국도 소란을 원치 않았기에 당시 사건은 암암리에 양국이 합의에 이르렀다고 알려진다.
물론 미국도 할 말은 많다. 중국은 미국 시민 2200만명의 신상정보를 해킹했고, F-35 설계도를 공식 발표 한참 전에 자국에 유출했다. 사실 중국이 더 악질이다. 대놓고 민간 업체까지 끌어들여 미국의 정보를 뜯어내는 정도다. 심지어 애플에는 '우리 땅에서 장사하라면 중국 전용 iCloud 서버 열어서 우리에게 데이터 공유해'라고 협박까지 했으니까.
미국이 북미 지역에서 격추한 3개의 UFO에서는 미국이 간절히 원했던 아래의 어떠한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다.
1) UFO가 중국 정부의 소유라는 증거
2) 영상 저장 장치 혹은 통신 장치가 설치되었다는 증거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직접 '미국의 대공 모니터링 시스템을 재정비'할 것을 요구하였는데, 이는 현재 미군의 방공망에 심각한 혼란을 야기했다고 알려졌다. 잘 조정된 임계점(Threshold)을 다시 설정하는 과정은 매우 복잡하다. '행글라이더, 철새 무리 등을 위험물로 식별하는' 현 미국의 상황처럼, 다수의 시행착오를 동반하며, 상당한 인력과 시간을 소요한다.
'지금 당장 필터링의 임계점 조정이 필요한지 확답을 할 수는 없습니다', 중국 풍선에 시달려 녹초가 되어버린 국가안보위원회의 대변인 F. Kirby의 말이다.
방위군은 혼란에 빠지고, 전투기까지 동원한 비행 작전은 소득이 없다.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F.Kirby
기울어진 운동장
염탐 풍선은 중국이 띄웠는데, 모든 질타는 도리어 미국을 향하는 상황이다.
중국 정부의 모든 공식적 발언은 자국 내에서 '절대적인 사실'로 여겨진다.하지만 미국의 사정은 다르다. 거의 모든 공적인 군사 작전에 근거를 제시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 이론과 결과가 일치하지 않는다면, 미국의 민주주의는 군의 대응 속도에 급격한 제동을 명령할 수 있다.
아마 중국은 이 정도로 '스파이 풍선' 사건을 무마하려고 할 것이다. 세계 최강의 비행기라는 F-22는 중국에서 겨우 풍선이나 터트리려 만들었냐며 놀림감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공산당의 근간을 뿌리채 흔들 것 같았던 코로나 봉쇄의 여운도 잦아들고, 한때 공산당의 무능함을 향했던 중국 국민의 불타는 분노는 다시 한번 미국에 표출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 에피소드는 중국 인민이 공산당의 위대함을 다시 한 번 가슴에 아로새길 좋은 재료를 미국이 제공한 셈이 되었다. 풍선이 미국 영공에 진입한 그 순간부터, 애초에 미국이 이길 수 없는 싸움이었을지도 모르겠다.